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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얼굴 (102) 김성희 산내초교 교장 - 알고 배운대로 실천하는 삶. 아름답게 결실 맺는다

입력 : 2020-12-18 04:26:59
수정 : 0000-00-00 00:00:00

아름다운 얼굴 (102) 김성희 산내초교 교장

 

알고 배운대로 실천하는 삶. 아름답게 결실 맺는다.

 

 

 

 

자발적·민주적 운영으로 명품 초교 만들어

코로나 사태로 학생들 30%만 학교에 나와 한가했다. 새 건물의 학교는 깨끗하게 정리되어있고 복도는 텅 비어있는 게 아쉽다. 둘러보니 층마다 휴게 공간 등 복도 공간이 멋지게 꾸며져 있다. 내가 오늘 만날 사람은 산내초교 김성희 교장. 인사를 나누고 교장실 소파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15분 정도 말을 이어가다 보니 그분의 생각들이 전해지기 시작한다.

김 교장은 경인교대와 대학원을 나와 86년부터 2005년까지 한수이북의 초등학교 7군데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고양시교육지원청에서, 2008~2009년엔 경기도 교육지원청에서 각각 장학사로 일했다. 2010년 고양시 서정초교 교감 직을 시작으로 2014년 파주 탄현면에 있는 삼성초교 교장으로 2018년 까지 4년간 근무했다. 이어 그해 91일 산내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새로 지은 산내초교는 교육청의 약속과는 달리 개교를 할 수 없었다. 당시 학교는 온통 공사판이었고 공사가 마무리 되질 않아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었다. 김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개교설명회 자리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었고 1주일 뒤인 910일을 첫 등교일로 정했다. 다 같이 상의하고 다 같이 결정하고자하는 그녀의 민주적 경영 스타일이 산내초교 학부모들에게 첫 선을 보인 날이었다.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풀피리작가와의 대화(2019)

 

미래형 도서관과 선진국 수준의 예술적 휴게공간, 목공학교로 주목

산내초등학교는 혁신초등학교로 지정될 만큼 시설과 프로그램이 현대적이다. 컬러풀하고 지루하지 않은 공간 배치, 멋진 도서관과 방과 후 꿈터, 층마다 마련된 예술적 휴게공간, 목공학교 등 선진국 기준으로 보아도 상위권에 랭크 할 학교시설을 갖추었다.

산내초교는 2019년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방과 후 꿈터선도학교로 지정 받았다. 멋지게 꾸민 이 공간들을 보러 경기도내 초등학교 교장만 200 여명이 견학 올 정도다. 방과 후 꿈터는 산내초교의 대표적인 시설물인 도서관과 같이 있다. 도서관은 학교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어디서든 보이고 접근이 편하다. 또 방과 후 꿈터에서 책을 보다가 쉴 수도 있고 영화도 보고 놀이도 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란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쉴 새 없이 욕구들이 바뀌는 아이들의 본성을 이해한 공간이다. 도서관에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기다릴 수 있는 북 카페 같은 공간도 있고 학부모들도 신청만 하면 책을 빌려볼 수 있다.

 

도서관이지만 그림도그리고 만들기도하며 쉴수 있는 꿈터(2019)

 

도서관은 학생, 선생, 학부모들의 소통창구

우리학교 도서관은 책을 만나는 공간인 동시에 학생들과 학부모 등 원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센터 역할을 한다라고 말한 김 교장은 독서는 자기주도성의 기반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독서 외에 김 교장이 앞서 말한 자기주도성과 창의력을 갖추기 위해 꼽는 다른 두 가지 요소는 경험과 체험이다. 얼핏 들으면 비슷한 의미 같은데 그녀에겐 구분이 확실하다. “경험은 내가 무엇 을 해보는 것이고, 체험은 외부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느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손으로 만지고 꼼지락대는 경험과 체험교육을 선생들에게 많이 주문한다.

 

 

주2회 등교에 수업이 즐거운 학생들 (2020년 11월 사진)

 

학교란 배운 대로 실천하며 성장하는 공동체

산내초교 군데군데 걸려있는 현수막 문구는 그녀의 교육 철학을 보여준다. ‘아는 대로 실천하고, 배운 대로 실천 한다가 그녀 교육철학의 핵심이고 학교비젼은 배운 대로 실천하며 성장하는 공동체. 배웠으니 실천하라는 말 앞에서 누가 그건 아니라고 할까? 그만큼 반듯한 인생을 살아온 김성희 교장. 대학교 시절 컴퍼스 커풀로 만난 그녀의 남편도 교사였다. 86년 졸업하자마자 결혼했고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남편은 거의 모든 시간을 학교에 올인하고 있는 아내를 위해 외조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선진국 교실 수준의 목공교실

 

내가 할 일은 교사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일

그녀는 학교를 너무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집보다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았고,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다. 늘 꿈꾸던 선생님이 되었으니 그녀의 자발적이고 즐거운 헌신이 산내초교에게 득이 되는 선순환 구조다. “낮에는 교사들과의 협업 등 학교운영을, 퇴근시간 후에는 밀린 사무를 처리 한다고 말한 김 교장은 혼자 있어도 무섭지 않다, 경비하시는 분이 있으니 걱정 안 된다.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며 어릴 적부터 시작된 학교사랑을 증명한다.

그녀의 학교 운영전략은 이렇다. 학생, 학부모, 교사, 본인 등이 맡은 일을 자율적으로 실천 하게한다. 또 서로 간에 자주 소통해 민주적 방식으로 일을 결정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교장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들을 지휘하고 조정해 그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교육효과가 높아진다는 것. 그래서 일까? 작년 연말에 학생들로부터 받는 교사 만족도 평가가 꽤 높게 나왔다. 학부모자치를 활성화 시키는데 관심이 많다는 김 교장은 모두가 학교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원론만을 이야기 한다. 나머지 부수적인 것들은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한다. 학생자치회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의견을 중시한다”.

 

간격을 유지하며 체육수업을 하는 모습

 

분절교육이 아닌 통합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 교장은 이같이 늘 자주적인 교육혁신을 꿈꾸어 왔다. 그녀는 10년 전부터 새로운 교육을 꿈꾸는 사람들의 구심점이 되어 교육과정중심의 혁신학교 모델구축을 위해 모임을 갖고 있다. “지금의 초등학교 교육은 교과과목이 40분 단위의 분절교육이다고 지적한 김 교장은 여러 과목이 한 과목으로 융합되는 통합교육시스템이 속히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장은 통합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로 여유와 몰입이 없는 분절교육은 지식주입기능만 있고 실천과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비둘기콩 등 우리콩 종자를 키우는 학교텃밭

 

마을공동체와 교육은 하나다

그녀는 공동체와 교육은 하나다라고 믿고 있다. 제대로 된 교육 없이 공동체가 성장할 수 없고 또 공동체 없이는 학교도 없다는 걸 체득한 김 교장은 2015년과 2016년 파주마을교육공동체 연구회의 초창기 회장겸 간사로 활동했다.

탄현면에서 삼성초교 교장을 하면서 교육관련 공무원, 학부모, 선생들이 참여해 공부하며 교육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들을 모아왔다. 이와 더불어 김 교장은 탄현면 면장, 파출소장, 조합장, 119 센터장, 관내 학교장 등 9명이 1달에 1번씩 식사를 하는 모임을 만들어 지역현안들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았다.

 

 

도서관에서 편하게 책읽는 아이들(2019년) 

 

삼성초교 교장시절 -탄현면 알기 프로그램

2017년에는 탄현면 기관장들이 합심하여 삼성초교 및 탄현면 관내 초교 3학년 아이들에게 탄현면 알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황희정승묘역, 오두산 통일 전망대, 오금리 벌판의 논농사지역, 금산리민요전수회관, 탄현정을 둘러보게 했고, 중학생은 국가대표 축구트레이닝센터, LG전자공장견학 등 지역투어하였다. 지역유지들이 지역 내 초등생을 초청해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갖게 한 투어였다. 이후 헤이리 농요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중학교에 풍물 놀이반을 만들어 탄현면 고향기억의 뿌리를 학생들 마음속에 심었다.

 

 

학교 교문앞에 쓰인 환영 현수막 

 

마을공동체네트워크활동 계속

산내마을 교장이 된 후로도 그녀의 지역사랑은 계속됐다. YMCA관장, 우리마을 예술학교장, 한배미마을 대표 등 마을공동체대표들과 마을공동체네크워크를 만들었다. 지난 2년 동안 파주의 지역현안들을 이야기 하고 파주시가 가야할 방향 등 생각을 나눈다. 2019년 세미나도 가졌다. 그녀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공부를 시킨다. 자신이 중고생으로 다녔을 때의 기억을 초등생 자녀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 교장은 사람은 신나게 놀아야 자기 것이 된다며 큰 웃음을 짓는다.

 

극복해 가는 것이 즐거움이자 보람

교육에 있어서 왜(WHY)란 물음과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한 김 교장은 극복해 가는 것도 재미며 보람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살고 정의로운 사람을 만나면 힘이 난다고 말한 김 교장은 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사무를 보기 시작한다. 컴퓨터 모니터 빛으로 더 밝아진 그녀의 모습이 참 교육자란 느낌을 더해준다.

 

김석종 기자

 

산내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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